삶이란 부끄러운 것을 견디는 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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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이란 부끄러운 것을 견디는 일이다.
- 관계의 물리학 -
이 글을 읽고 왜 저자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부끄러움을 견뎌야 한다고 했는지 의아해 했지만 생각해보니 그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.
초목시절부터 그리고 지금 초목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오늘날까지도 난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다.
초목시절엔 아주 적은 돈, 또는 돈을 받지 않고 일한 날도 많았다. 배울 수 있다는 곳이면 일단 가서 인사를 드리고 일을 배웠다. 그때 주변에서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목수일 시작했는데 얼마 버냐고 물었고, 잘다니던 회사... 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현재의 벌이를 묻는 그 질문에 그때마다 난 부끄러웠다.
어느정도 한옥 목수 일이 손에 익숙해져가던 시절에도 내 벌이는 그닥 신통치 않았다. 인테리어 목수라면 몇년 경력에 얼마를 번다는데 한옥판은 그렇지 않았다. 한옥 목수의 임금은 일반 형틀 목수보다 인테리어 목수 보다도 많이 적었고... 난 기술 성장에 대한 자부심에도 늘 얼마를 벌고 있냐는 질문에는 부끄러웠다.
목수 분야를 넘나드는 동안 나의 벌이는 타 분야로 갈때마다 반이 되고..또 반이 되고.. 난 그때마다 부끄러웠다.
지금 내가 그동안 몸담은 다양한 목수 분야를 뒤로하고 목수학교를 열었을 때도 수익은 반의 반으로 줄었고 난 또 부끄러웠다.
그런데.. 어느정도 실력과 그에 맞는 벌이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 할 때, 그리고 학교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갈수록 내가 벌고 있는 돈이 아닌 내가 가르칠 실력 되는지에 대한 자문에 떳떳하지 못한 순간이 있었고...그때는 그동안의 어떤 부끄러움보다도 비교할 수 없이 큰 부끄러움이 밀려왔다.
현장에 일하고 있는 단비목수가 공방에 방문해 함께 커피를 나누었다.
부끄러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. 이제 시작하는 단비목수를 보며 나의 지난 목수 시절이 떠올랐다.
기공이 되는 일 역시 부끄러운 것을 견디는 일이 아닐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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